도시 방학: 교토 #1 당신에게도 방학이 필요해요.
아쉬운 건, 어른들에게는 방학이 없다는 거지요. 해야 할 일을 잠시 놓아두고 새로운 도시에서 매거진 에디터와 여행 기획자가 제안하는 방학을 즐겨 보세요.
다시 해야 할 일로 돌아갈 시간까지 한 주에 한 번, 한 달 동안 당신의 방학 시간표를 그려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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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방학: 교토
#1 교토의 정수, 히가시야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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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뉴스레터의 컨트리뷰터를 소개합니다.
박소현 | 16년차 일본 만화 번역가이자 18년차 일본 여행 초보자. 설렁설렁 일본 산책을 좋아합니다. 직접 다녀온 장소를 중심으로 이번 뉴스레터의 여정을 짜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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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서의 방학, 어디서부터 시작할까요? 기요미즈데라와 기온, 야사카진자 때문에
교토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은 가게 되는 히가시야마.
어떻게 보면 너무 익숙한 동네인 셈이지만,
교토의 에센스나 다름없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어요.
그래서 새로운 시각으로 히가시야마를 바라보며
교토에서의 방학을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교토의 정수, 히가시야마
익숙한 듯하면서도 낯선 하루가 펼쳐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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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히가시야마(東山)
교토의 히가시야마 지역은 교토시의 동쪽에 위치한 히가시야마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번화가 겸 주요 관광지예요. 산세가 험해 가난한 사람들이 몰려 살던 지역이었는데, 귀족들이 별장을 짓고 절을 짓기 시작하며 생활 권역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자연스레 정원 문화와 다도, 꽃꽂이 문화의 발상지가 되었고요.
히가시야마는 기요미즈데라를 비롯하여 교토를 대표하는 유적지가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이 포진해 있는 곳이라 교토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찾게 되는 곳이지요. 옛날부터 내려오는 구시가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고, 봄이면 피어나는 벚꽃 명소도 많아 그야말로 교토 관광의 핵심이라 할 수 있어요.
이번 뉴스레터의 컨트리뷰터 박소현 번역가는 유적과 명소를 구경하는 틈틈이 교토다운 콘셉트로 히가시야마를 산책하기를 권해요. 교토 n회차 여행자가 꼽은 식당과 찻집은 인터넷에서 전형적으로 추천하는 코스와는 사뭇 다를 테니 꼭 체크해 두세요. 교토 여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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킷사 키신 교토(喫茶 喜心 kyoto) - 교토에서 아침을
여행만 오면 새벽같이 눈이 떠지는 분이라면, 아침은 꼭 든든하게 먹어야 하루를 제대로 시작할 수 있는 분이라면 '교토의 조식'으로 킷사 키신 교토를 추천해요. 기온에 있는 일본식 조식 전문점 초쇼쿠 키신(朝食喜心)의 자매점으로 오전 7시 30분에 오픈해 오후 1시 30분까지 영업하는 서양식 조식 전문 카페입니다.
오믈렛 또는 샌드위치 샐러드, 스프 등으로 구성된 조식이 시그니처 메뉴예요. 물론 음료와 디저트도 따로 즐길 수 있습니다. 각종 차 종류와 베이커리, 파르페, 영업시간을 고려하면 낮술을 권장한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와인까지도 판매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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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키차야(五木茶屋 清水店) - 보기만 해도 황홀한 일본식 덮밥
교토에 4개 지점이 있는 일본식 덮밥 전문점 이츠키차야의 기요미즈 지점으로, 산넨자카에 위치하고 있어요. 교토식 덮밥 다섯 종류로 구성된 세트 메뉴가 제공됩니다. 다양한 재료로 만든 덮밥은 모양도 아름다워 눈과 입 모두를 즐겁게 해 줘요.
항상 관광객으로 넘치는 산넨자카에서 여유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닌데, 이츠키차야의 조용하고 차분한 실내 분위기 속에서 한숨 돌릴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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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라(やぐ羅) - 국수 위에 청어가? 니신소바 맛보기
교토의 대표적 명물인 니신소바(청어 국수) 전문점으로, 1900년에 창업한 노포입니다. 국수에 생선이 들어간다고 하니 조금 낯설죠? 그렇지만 니신소바는 교토의 서민 요리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메뉴랍니다.
짭조름하게 양념된 청어는 전혀 비리지 않고, 놀랄 만큼 부드러우며, 다시마를 기본으로 우린 육수와 면도 청어와 조화롭게 어울려요. 이색적인 교토의 먹을 거리를 찾는 분들이라면 꼭 가보셔야 합니다. 니신소바 외에도 다양한 소바 메뉴를 판매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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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네기야키 카나(祇園ねぎ焼 かな 東店) - 파 애호가라면 여기, 네기야키
기요미즈데라 언덕을 내려와 야사카 신사 앞에서 길을 건너면 기온으로 들어가는 길. 어스름한 시간이면 열 사람이나 들어가 앉을까 싶은 작은 가게 앞에 사람들이 줄을 늘어서기 시작합니다. 교토 최고의 네기야키 전문점 카나예요.
네기야키는 오코노미야키에 파가 듬뿍 들어간 버전이랄까요? 네기야키 한 접시와 맥주 한 잔이면 교토의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아니면 폰토초 주점가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될 교토의 밤을 시작하기에 완벽한 순간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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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켄 / SOU · SOU 키요미즈점 - 디저트도 귀엽고 예쁘게
1864년에 창업한 교토의 전통과자점 이토켄이 교토의 디자인 브랜드 SOU · SOU와 제휴하여 만든 곳입니다. 계절마다 모양과 맛이 달라지는 경단을 비롯해 SOU · SOU의 텍스타일 디자인으로 만든 과자들을 판매해요. 이런 다채롭고 귀여운 것들이 방학을 방학답게 만드는 것 아니겠어요? 색감이 참 예쁜 코하쿠 사이다도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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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오 카페(HARIO CAFE 京都店) - 유리 제품 회사의 고즈넉한 카페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하리오'라고 쓰인 커피용품을 본 적 있으실 거예요. 하리오는 일본의 유리 제품 전문 회사로, 교토에 카페도 차렸습니다. 야사카진자 근처 고택 거리로 유명한 이시베 코지 안쪽에 소담하게 자리를 잡고 있지요. 고택을 개조해 만든 카페는 정원도 건물도 아름답기 그지 없어요.
하리오의 유리 사이폰으로 내려주는 커피의 맛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합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정원과 고택의 풍경이 커피 맛을 더욱 좋게 해주는 걸지도 모르고요. 한쪽에선 하리오에서 만든 각종 커피 관련 용품과 유리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고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해요. 그윽한 커피 향과 함께 멍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하리오 카페를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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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는 정식 등록된 신사만 800곳, 절은 1,700곳이 있다고 합니다. 교토에 갔는데 신사와 절을 안 보고 지나치기란 불가능한 수치인 셈이죠. 물론 기요미즈데라가 유명하긴 해도 히가시야마에는 그보다 작고 특색있는 신사와 절이 많답니다. 멋진 기념 사진 남기기, 소원 빌기, 이왕 사찰에 가는 것 최고(最古)인 곳 찾기 등 방학이니까 가 볼 만한 흥미진진한 장소들을 소개해 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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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사카코신도(八坂庚申堂) - SNS에서 가장 핫한 사찰
절인데 SNS 핫 플레이스다? 야사카코신도는 도교의 영향을 받은 민간신앙과 관련 깊은 사찰이에요. 전각마다 원숭이를 형상화한 쿠쿠리자루가 잔뜩 매달려 있는 모습이 마치 알록달록한 공을 매달아 놓은 것처럼 보여요. 쿠쿠리자루에 소원을 적어 매달면 원숭이가 청면금강에게 그 소원을 전달해준다고 합니다.
작은 사찰이지만, 쿠쿠리자루가 매달린 독특하고 귀여운 광경으로 SNS에 자주 포착되었고, 자연스레 관광객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졌어요. 직접 가보시면 절이 이렇게 귀여울 수 있나 놀라게 되실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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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이곤피라구(安井金比羅宮) - 인연에 관한 소원은 바로 여기!
교토에서의 방학을 맞아 인연 정리, 혹은 인연 맺기에 한번 도전해 보는 거 어떠세요? 야스이곤피라구는 670년 경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는 오래된 신사로, 나쁜 인연을 끊고 좋은 인연을 맺어준다는 효험으로 유명한 곳이에요.
하얀 종이가 붙은 비석의 구멍을 앞에서 뒤로 통과할 때는 나쁜 인연을 끊고, 뒤에서 앞으로 통과할 때는 좋은 인연을 맺는 것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악연이라 함은 사람 사이의 관계뿐만 아니라 병, 술, 담배 등 모든 나쁜 것과의 인연을 의미한다고 해요! 금연이나 금주에 도전하시는 분은 저 작은 구멍을 꼭 통과하며 의지를 다지셔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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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닌지(建仁寺) - 교토에서 가장 오래된 선불교 사찰
이번엔 교토에서 가장 오래된 선불교 사찰로 가 볼까요? 겐닌지는 일본에 처음으로 차 씨앗을 들여온 ‘에이사이 선사’가 1202년에 창건한 곳입니다. 경내에 선불교식 정원이 여러 군데 펼쳐져 있고, 장지문에 그려진 운룡도, 화조도 산수도 등의 중요 문화재와 함께 보물인 풍신뇌신도 병풍의 복제품이 전시되어 있어요. 무엇보다 2002년 창건 800년을 기념하여 그린 법당 천장의 쌍룡도가 압권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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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국립박물관(京都国立博物館)
교토 국립박물관은 일본 3대 박물관 중 하나예요. 붉은 벽돌의 서양식 건물인 메이지 고도관은 1897년에 완공되었으며, 중앙 정원과 함께 대칭형의 아름다운 조형미를 보여줍니다. 무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진품 조각이 정원에 전시되어 있어요.
유물 전시는 세계적인 건축가 다니구치 요시오의 설계로 2014년에 개관한 헤이세이 지신관에서 하고 있어요. 동선이 매우 잘 짜여 있고, 한국어 설명도 제법 충실하게 되어 있어 박물관 가는 게 취향인 분들이라면 꼭 방문하셔야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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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야마 공원(円山公園)
마루야마 공원은 메이지 시대에 개원한 교토시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으로 국가 명승지로 지정되어 있어요. 공원 중앙에 있는 커다란 수양 벚나무가 유명하며, 드넓은 공원 부지엔 연못을 중심으로 한 일본식 정원과 카페, 음식점, 야외 음악당 등이 분포하고 있어 산책하기도, 산책하다가 허기를 달래거나 끽차를 즐기기에도 좋아요.
벚꽃 시즌에는 교토시 최고의 벚꽃 명소 중 하나로 꼽히는데, 특히 밤 벚꽃으로 명성이 자자하답니다. 교토 주요 거리의 번잡함이 싫으시다면 마루야마 공원에서 고요한 하루를 보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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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시라카와(祇園白川)
기온 시라카와는 가모가와의 지류인 시라카와 강변 길로, 전통 건물과 매화, 벚나무, 그리고 강물의 조화가 아름다운 곳이에요. 골목길을 살살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교토의 정취를 느낄 수 있지요. 봄엔 꽃을, 가을엔 단풍을 즐길 수 있고요, 건물의 조명이 강물을 비추는 밤 풍경도 각별합니다. 많은 여행자들이 기온 시라카와를 교토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로 꼽는 이유를 직접 걸으며 느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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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와 '산책'은 서로 분리해 생각할 수 없는 키워드예요. 그래서일까요, 책에서도 영화에서도 교토는 산책자들의 도시로 그려지고는 합니다. 우리보다 앞서 교토를 다녀간 산책자들은 무엇을 보고 듣고 느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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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미석, 『트립풀 교토』
양미석 작가의 『트립풀 교토』는 교토를 다룬 여러 여행서 중에서도 "왜 교토인가?" 하는 질문에 집중하고 있어요. 천년고도의 고즈넉함과 트렌드를 이끄는 '힙함'을 함께 지닌 교토를 지역별, 테마별로 잘 정리해 보여주거든요. 교토에 가는 김에 읽는 책이라기보다는 교토를 가고 싶게 만드는 책이랄까요?
여행 에세이를 보는 듯한 사진도 빼어나고, 책이 얇고 가벼워 들고 다니기에 부담이 없어요.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모든 걸 갈아넣는 작가의 뛰어난 취재력과 필력도 저희가 보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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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사 마사아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모리미 토미히코의 동명 소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를 애니메이션한 작품이에요. 교토를 배경으로, 검은머리 후배를 좋아하는 주인공이 그녀를 따라 다니다가 온갖 판타스틱한 사건에 휘말리는 내용이지요.
이 작품은 원작의 내용도 그렇고 감독의 성향도 그렇고 교토를 아름답게 혹은 사실적으로 보여주기보다는 '교토 아닌 딴 세상' 텐션으로 그리고 있어요. 하지만 교토를 걷다 보면 정말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에 휩싸이곤 하거든요. 교토에서 방학을 보내기 전, 그런 초현실적인 분위기에 미리 적응하고 가도 좋겠죠.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원작 소설을 읽어보셔도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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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셨나요? 방학 숙제를 했으니 인증을 하고 싶으시죠? 이번 주에도 인스타그램에 인증 사진을 올린 후 브릭스 매거진앤트래블 계정을 태그해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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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는 교토에서 특별한 미식을 즐겨볼까요?
교토 전통적인 음식점에서는 어떤 음식이 나오는지,
교토러버들이 추천하는 장소는 어디인지,
다음 주 목요일 당신의 메일함에 찾아올 도시 방학 뉴스레터를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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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은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며
굳어 있던 시각을 넓힐 수 있는 시간입니다.
여행도 마찬가지이고요.
한 도시를 온전히 경험하면서
도시마다 다른 리듬과 분위기를 감각하는 일.
익숙한 듯 낯선 공간에서 영감을 얻고 싶은 이들을 위해
브릭스 에디터와 여행 기획자가 도시 방학을 제안합니다.
매주 메일함에 찾아오는
브릭스 매거진앤트래블의 뉴스레터를 열어보세요.
당신에게도 방학을 선물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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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방학의 지도는 구글맵을 통해 내 마음대로 저장하고 수정할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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