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릭스 매거진앤트래블 Vol.11 - '서울의 브루클린' 성수동이 펼치는 힙한 도시재생의 현장

도시 방학: 서울 #3

2025.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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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매거진앤트래블 뉴스레터 11호

당신에게도 방학이 필요해요.

아쉬운 건, 어른들에게는 방학이 없다는 거지요.
해야 할 일을 잠시 놓아두고 새로운 도시에서
매거진 에디터와 여행 기획자가 제안하는 방학을 즐겨 보세요.

다시 해야 할 일로 돌아갈 시간까지
한 주에 한 번, 한 달 동안 당신의 방학 시간표를 그려 드립니다.

도시 방학: 서울

#1 한양에서 경성까지, 정동에서 서촌까지

#2 북촌 한옥에서 원서동 골목까지 📌

#3 '서울의 브루클린' 성수동이 펼치는 힙한 도시재생의 현장 📌

이번 뉴스레터의 컨트리뷰터를 소개합니다.

나우성수 | @nowseongsu

나우성수는 성수로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문화 커뮤니케이션 브랜드로, '지금, 이시각 성수는'이라는 브랜드 슬로건 아래, 성수동의 일상에서 소중한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인스타그램 @nowseongsu 채널과 페이스북의 동채널을 통해서 성수-뚝섬-서울숲의 소상공인, 팝업이벤트, 문화행사, 다양한 베뉴 등을 소개하고 있으며, 특히 외국인 방문객을 위한 서포팅과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즐거움이 가득한 '나우성수유니버스'를 실현 중이다.

도시 방학: 서울 #3

'서울의 브루클린' 성수동이 펼치는

힙한 도시재생의 현장

서울에서 가장 힙한 동네를 딱 하나만 꼽자면

바로 성수동 아닐까요?

성수동은 다른 ‘OOO길’처럼 단순히 카페·맛집 거리가 아니에요.

온갖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와 전시, 이벤트가 열리는 곳이며,

그래서 지금 가장 빠른 트렌드의 바로미터가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성수동에서 테스트를 해보고 여기서 성공하면 다른 곳으로 확장한다."

트렌드 실험실이나 다름 없는 셈입니다.

이번 뉴스레터는 성수동이 어떻게 이렇게 힙해졌는지,

성수동의 문화 커뮤니케이션 브랜드 나우성수와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성수통이 알려주는 성수동의 역사와

성수동이 처음이라면 꼭 가야 할 필수 베뉴까지.

'서울의 브루클린' 성수동의 힙한 기운을 함께 느껴보시죠.

이번 주의 지도 크게 보기

주말 대림창고 사거리 | @nowseongsu

성수라는 지역을 대표하는 단어가 있다면, 힙이 아닐까요? 현 시점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코스메틱, 다양한 먹거리가 공존하는 동네이니 만큼 성수를 걷는 것만으로 그야말로 힙해지는 느낌이 납니다.

성수는 원래 제조업의 중심지였습니다. 1960년대 말 금강제화 생산 공장이 서울 금호동에 들어섰고, 주변 지역에 하청업체들이 자리잡았습니다. 그러다가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아 금강제화 생산 본부가 인천 부평으로 이전하고 구두 공장들도 뿔뿔이 흩어집니다. 이 공장, 공방들이 2000년대 초까지 성수동으로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가죽과 액세서리 부자재 업체까지 늘어났고, 바야흐로 성수 수제화 거리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한편 북성수 자동차 수리 공장 지역은 1975년 기아차가 완성차 업체로는 처음으로 수리 산업에 진입하며 형성됩니다. 이어서 현대차와 대우자동차, 르노삼성 등이 북성수에 대규모 수리 센터를 구축하게 되고, 1970년대 후반부터 소규모 자동차 수리 센터들이 난립하며 지금의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수입 차 전시장이 즐비했던 강남이 업무 지구나 주거 지구였기에 도장이나 판금 등 환경 유해물질이 방출되는 직종들이 강 건너 넓은 땅, 성수를 주목했던 것입니다. 1980년대부터는 아파트형 공장도 늘어나게 되면서 북성수는 자연스럽게 자동차 메카닉의 역사에 편입됩니다.

성수동의 자동차 메카닉 역사와 부합하듯 자동차를 메인 테마로 세워진 성수동의 복합문화공간 피치스 도원 | ⓒ피치스

70년대 후반까지 성수는 공업 단지 지역으로 각인돼 있었습니다. 정부에서도 뚝섬을 매립하고 뉴타운을 개발하는 데 앞장섰고요. 정부 중심의 개발과 도시재생 간의 갈등, 저렴한 임대료를 찾아 홍대, 이태원, 용산을 떠난 예술인들의 정착 러시. 이런 요소들이 구두 공방, 가죽 공예 등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예술가들이 정착하기에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강 건너 강남은 너무나 밝고 화려했으며, 젊은 예술가들이 정착하기에 너무 비싼 곳이었으니까요.

그러면서 성수동에 따라 붙게 된 수식어가 바로 ‘서울의 브루클린’입니다. 히피 세대의 낭만, 젊은 음악인의 거리, 전쟁 직후 들끓던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 정부 중심의 고도화·재도시화 정책에 반대하면서 반정부세대가 정착하던 서브 컬처의 중심지…. 그런 브루클린의 이미지와 성수의 닮은 점이 서울의 브루클린이라는 표현을 만들어낸 것이지요. 실제로 성수는 새로운 문화, 사상을 실천해 보려는 젊은이들의 실험실이자 전시장이었습니다. 그것이 현재 다종다양한 성수동의 힙함에 밑거름이 된 것이고요. 소위 ‘한국형 힙스터’ 문화가 탄생한 겁니다.

자, 본격적으로 성수동의 카페와 문화공간, 소품숍의 계보에 관해 알아볼까요?

현재 성수동의 흐름을 만들어 낸 갤러리형 카페의 원조 대림창고 | @nowseongsu

‘하리’, ‘보루방’, ‘스키’, ‘대스키’. 어디에 쓰이는지도 모르는 생소한 건축 용어들이 성수동 골목길 간판을 잠식해 가다 급기야 성수동 역사를 다시 쓰는 두 개의 카페가 나타납니다. 하나는 성수동의 아이코닉한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는 ‘대림창고’. 다른 하나는, 지금은 사라졌지만 여러 파생 비지니스로 확장된 ‘자그마치’입니다.

먼저, 대림창고. 1970년대 초 정미소 건물로 지어진 이곳은 1990년대부터는 공장 부자재 등을 보관하는 물품 보관창고로 쓰였습니다. 그러다가 2011년 가구와 건축에 원목과 철제를 사용한 1세대 건축디자이너 홍동희 작가의 아이디어로 지금의 모습으로 재탄생합니다. 레스토랑, 갤러리 카페로 선을 보였다가 국내 패션업계의 쇼케이스, 행사장으로도 이용되면서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게 됩니다.

대림창고의 탄생이 전국 대형 카페 열풍에 도화선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재는 카페 이외에도 다이닝과 성수동 패션 기업의 아이콘 무신사와 협력한 '무신사스토어@대림창고'가 그 이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의 대림창고 갤러리 | @nowseongsu

자그마치는 2014년 2월 27일 조명디자이너이자 교수였던 정경화 건국대 교수가 한 인쇄공장을 리모델링하여 조명공방과 전시장 그리고 갤러리형 카페로 탈바꿈 시킨 곳입니다. 이곳은 조명과 관련된 사람들이 커피와 음료를 즐기며 디지털 조명으로 대표되는 LED조명 정보를 공유했던 곳이었습니다. 그러니 현재 대형 카페들이 전시, 세미나 등으로 활용되는 현상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지요.

자그마치를 카페 겸 복합문화공간을 기획했던 분은 김재원 디렉터인데, 맛있는 커피를 팔며 디자인 업계의 문화 콘텐츠를 들여오고, 독특한 주제의 강연과 작가들의 전시, 건축가들의 포럼 등을 열었습니다. 이또한 성수동 팝업스토어의 효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성수동 대형카페의 스토리를 만든 카페 자그마치 전경 | @nowseongsu

2015년부터 성수동에 변화의 바람이 붑니다. 북성수 자동차 공업단지에 2016년 9월 19일 대한민국 스페셜티 커피사업체인 ‘카페 어니언’이 첫 번째 매장을 오픈합니다. 이즈음 홍동희 작가의 400평 규모 대형카페가 본격적으로 ‘대림창고’라는 이름을 달고요. 2017년에는 지금은 ‘대림창고 다이닝’이 있는 자리에 김지말 대표가 이끌었던 ‘바이산’이 오픈합니다. 바이산은 산 넘어 산이라는 뜻으로 당시 복합문화공간을 꿈꾸며 만든 설치 작품 체험형 카페입니다. 대림창고와 바이산의 외부 경계가 명확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은 이곳을 다 ‘대림창고’라고 불렀어요. 동시에 성수동을 오가는 사람들에게는 카페 어니언에서 대림창고와 바이산을 거쳐 자그마치로 이어지는 성수 루트가 생겨났습니다.

성수동 연무장길의 독보적인 문구점 포인트오브뷰 전경 | @nowseongsu

이후 자그마치를 기획한 김재원 디렉터가 2016년 카페 ‘오르에르’를 오픈했고, 이어 생활편집숍인 ‘WXDXH’가, 2018년에는 수집품 아카이브 숍 ‘오르에르 아카이브’, 문구점 ‘포인트 오브 뷰’가 잇달아 오픈합니다. '포인트 오브 뷰'를 제외하면 대부분 사라졌지만요. 김재원 디렉터는 이후 SJ그룹의 프로젝트인 ‘LCDC 서울’ 프로젝트를 총괄하며, 트렌드보다는 머물고 싶은 공간을 설계하게 됩니다. 화려한 성수동 소품숍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지금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연무장길의 ‘포인트 오브 뷰’가 그냥 만들어진 장소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대림창고의 설립자 홍동희 작가의 실험 정신은 2019년 4월에 연무장길 대형 카페바 ‘할아버지공장’으로 계보를 잇습니다. 대형 공장을 리모델링한다는 공식을 계승하고, 도시재생과 그의 남다른 디자인 감각을 집약하여 두 번째 성수동 입성에 성공한 것입니다. 할아버지공장이 있는 공간은 1960년대 초에 지어져 지난 50여 년간 염색공장, 자동차공업소로 이용되었습니다. 방치되던 이 공간을 홍동희 작가가 2018년 매입하여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켰으며, 성수동을 대표하는 카페거리의 핫플레이스로 등극했습니다. 하지만 이 공간도 2025년 6월 1일자로 자취가 사라지게 되었는데요, 약 6년간의 영업을 마무리하고 이제는 팝업 대관 스토어로 변경되었습니다. 성수동의 변화와 세대 교체는 여전히 진행 중인 것입니다.

할아버지공장이 있던 자리 | @nowseongsu

성수동 멀티편집숍의 역사를 만들어 낸 벨벳트렁크 구 매장 전경 | @nowseongsu

성수동의 역사와 성수동이 현재의 위상을 얻게 되기까지의 이야기, 재미있으셨나요? 다음 뉴스레터에서는 성수동의 또 다른 아이콘 ‘패션’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다음 주도 기대해 주세요!

우란1경

우란문화재단 1층에 위치한 전시관. SK의 문화재단이 소유한 작품들 중에서 페인팅, 조각 등 시각예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곳입니다. 공간이 세 곳으로 나뉘어 있는데, 남측, 북측, 로비측 전부 다 둘러보시길 권합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후 4시부터 약 30분 동안 정규 도슨트 투어가 있습니다. 전시 관람 후 설문에 참여하면 작은 선물도 받을 수 있고요. 2층 우란2경에서는 연극 공연이 열리기도 하는데, 시간이 맞으면 이곳도 들러보세요.

우란1경

서울 성동구 연무장7길 11 우란문화재단 1층

월-토 11:00~19:00, 일 휴관

우란1경 공식 홈페이지

우란1경 인스타그램

포인트 오브 뷰

문구점에 왜 줄을 서서 들어가냐고요? 성수동이니까요. 단순히 줄 세우는 곳이 아니라는 건 ‘포인트 오브 뷰’의 철학과 혼이 담긴 물품들을 보자마자 알게 되실 거예요. 문구 덕후가 아니라도요.

곳곳에 시즌별 테마 포토존이 있는데, 특히 3층은 가정집을 개조한 인테리어로, 다른 층보다 붐비지 않아 사진 찍기에 좋아요. 혹시라도 성수 본점의 줄이 길어서 들어갈 엄두가 안 난다면, 팩토리얼 성수의 올리브영N에 있는 분점이라도 가보세요. 일반적인 문구점이 아님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포인트오브뷰 서울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18

매일 12:00-20:00, 매달 마지막 월 휴무

포인트오브뷰 링크트리

대림창고 갤러리 & 바

작품 같은 공간 속에서 식음료를 즐기는 대림창고. 성수동 하면 대림창고부터 떠올리는 분들이 많지요. 가 보지는 않아도 들어 보시기는 했을 거예요. 성수동에서 가장 고가의 빌보드 광고판이 붙어 있는 그 건물, 거기가 바로 대림창고 바(다이닝) 식당입니다.

한식을 중심으로 메뉴가 구성되어 있고, 전통주도 맛볼 수 있다는 게 이색적이지요. 그리고 옆에 바로 붙어 있는 '사무실' 간판과 연결된 건물이 ‘대림창고 카페’예요. 커피와 차, 가볍게 맥주 한 잔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대림창고 갤러리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 78

매일 11:00~22:00

대림창고 갤러리 인스타그램

대림창고 바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 78

화~토 11:00~01:00 / 일 11:00~23:00

(월 휴무, 브레이크 15:00~17:00, 라스트오더 : 마감 30분 전)

에어드랍

성수 속 작은 섬 같은 곳. 올리브영이 위치한 팩토리얼 성수 지하 1층의 드넓은 400여 평 공간의 카페 펍입니다. 로비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양 갈래로 나뉩니다. 좌측은 서재인 듯 도서관인 듯 아늑해 보이는데, 음악을 들으며 진열된 책도 볼 수 있습니다. 우측은 자연으로 여행 온 듯 캠핑을 온 듯 탁 트인 넓은 공간이 압도적입니다. 인조잔디 카펫 바닥에 벽면은 미디어 아트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낮에는 카페 저녁 7시 이후엔 펍으로 바뀌며 메뉴에도 변동이 있습니다.

에어드랍 커피 성수
월~금 08:00~22:00 / 토일 11:00~22:00 (라스트오더 21:30)
에어드랍 인스타그램